미수금을 받으려고 계약서를 다시 펼쳤더니 맨 끝에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로 해결한다」는 한 줄이 있어요. 이러면 법원에는 못 가는 건지 막막하시죠.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중재조항이 있어도 소장은 낼 수 있어요. 다만 거래처가 첫 변론 전에 「중재합의가 있다」고 주장하면 법원은 그 소를 각하합니다. 그래서 조항 문구가 어떤 유형인지, 거래처가 다툴 사람인지부터 보고 길을 골라야 해요.

중재조항이 있으면 미수금 소송을 아예 못 내나요? ⚖️
소장 접수 자체는 막히지 않아요. 다만 거래처가 「중재로 하기로 했다」고 항변하면 법원은 소를 각하해야 합니다. 중재법 제9조 제1항이 정한 규칙이에요.
이 항변에는 기한이 있어요. 제9조 제2항은 피고가 본안에 관한 최초의 변론을 할 때까지 항변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거래처가 중재 얘기 없이 대금 액수부터 다투기 시작하면, 그 소송은 법원에서 그대로 진행돼요.
반대로 거래처가 첫 기일 전에 답변서로 중재합의를 내밀면 소송은 각하로 끝나요. 그때 낸 인지대와 몇 달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
중재합의는 어떤 형식이어야 하나요?
서면이어야 하지만, 계약서 본문만 서면인 건 아니에요. 중재법 제8조 제3항은 편지·전보·팩스·전자우편으로 주고받은 의사표시에 중재합의가 담긴 경우도 서면 합의로 봅니다.
중재조항이 들어 있는 다른 문서를 계약서가 인용한 경우도 마찬가지예요(같은 조 제4항). 거래처 공통 약관이나 발주서 뒷면 약관에 중재조항이 숨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세요.
우리 계약서 조항은 어느 유형일까요? 🔍
문구가 「중재로만」인지, 「중재 또는 소송」인지가 갈림길이에요. 앞은 전속적 중재조항, 뒤는 선택적 중재조항이라고 불러요.
| 계약서 문구 예시 | 유형 | 미수금 소송을 내면 |
|---|---|---|
| 「이 계약에 관한 모든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로 최종 해결한다」 | 전속적 중재조항 | 거래처가 첫 변론 전 항변하면 각하 |
| 「분쟁은 조정 또는 중재로 해결하고, 불복 시 법원 판결에 따른다」 | 선택적 중재조항 | 거래처가 중재에 동의하지 않으면 소송 진행 |
|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에 따르고, 법률적 쟁송은 ○○지방법원 관할로 한다」 | 사안에 따라 전속적으로 해석된 사례 있음 | 계약 경위까지 보고 판단 |
| 「분쟁은 ○○지방법원을 관할 법원으로 한다」만 있음 | 중재합의 없음 | 소송·지급명령 그대로 |

「중재 또는 소송」이라고 적혀 있으면요?
선택적 중재조항은 상대가 중재에 응해야 비로소 중재합의가 돼요. 대법원은 한쪽이 중재를 신청하고 상대방이 별다른 이의 없이 중재절차에 임했을 때 중재합의로서 효력이 있다고 봤어요(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다42166 판결).
상대가 중재 답변서에서 중재합의가 없다고 적극 주장하면 효력이 없어요. 이 이의는 본안에 관한 답변서를 낼 때까지 해야 하고, 그때까지 이의가 없으면 확정적인 중재합의가 됩니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다12452 판결, 중재법 제17조 제2항).
관할 법원 문구가 같이 있으면요?
관할 법원 문구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선택적 조항이 되지는 않아요. 대법원은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에 따르고, 법률적 쟁송이 있을 경우 도급인 주소지 관할법원으로 한다」는 조항을 전속적 중재조항으로 본 원심을 수긍했어요(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67264 판결).
그 사건에서 관할법원 문구는 중재판정 취소처럼 중재와 관련해 생기는 소송의 관할을 정한 것으로 해석됐어요. 같은 판결은 중재합의가 계약 자체뿐 아니라 그 계약의 이행과 밀접하게 관련된 분쟁에도 미친다고 봤습니다. 대금 미지급은 당연히 그 안에 들어가요.
그럼 조항 유형을 확인했다면, 실제로 어떤 길이 돈과 시간을 덜 쓰는지 비교해 볼게요.
중재조항이 있어도 지급명령은 쓸 수 있나요? 📄
지급명령 신청 자체를 막는 조문은 없어요. 중재법 제9조는 「소가 제기된 경우」의 항변을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급명령은 법원이 채무자를 부르지 않고 서류만 보고 내리는 절차예요.
문제는 거래처가 이의신청을 할 때예요. 이의가 들어오면 지급명령은 효력을 잃고 사건이 소송으로 넘어가요. 그때부터는 거래처가 첫 변론 전까지 중재합의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눠 생각하면 쉬워요.
- 거래처가 돈이 없다고만 하고 대금은 인정한다 → 지급명령을 먼저 검토해요. 이의 없이 확정되면 바로 집행권원이 됩니다.
- 하자·수량·단가를 걸고 다투겠다고 한다 → 이의가 거의 확실해요. 처음부터 중재 신청을 준비하는 편이 시간을 덜 버립니다.
- 조항이 선택적 중재조항이다 → 소송·지급명령으로 가도 중재로 되돌려질 가능성이 낮아요.
지급명령과 소송 중 무엇이 맞는지는 소액소송 vs 지급명령 비교에서, 신청 방법은 지급명령 신청 방법에서 이어서 보세요.
3,000만원 미수금, 소송·지급명령·중재 비용은 얼마나 다른가요? 💰
법원에 내는 인지대는 소송 14만원, 지급명령 1만 4,000원이고, 대한상사중재원 중재는 관리요금과 중재인 수당을 합쳐 130만~190만원이에요. 아래는 가상의 물품대금 3,000만원·8,000만원 기준 계산입니다.
| 신청 금액 | 소송 인지대 | 지급명령 인지대 | 중재 관리요금 | 중재인 수당 | 중재 합계 |
|---|---|---|---|---|---|
| 3,000만원 | 14만원 | 1만 4,000원 | 60만원 | 70만~130만원 | 130만~190만원 |
| 8,000만원 | 36만 5,000원 | 3만 6,500원 | 145만원 | 70만~130만원 | 215만~275만원 |
계산 근거는 이래요.
- 소송 인지대: 1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은 소가×45/10,000+5,000원(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 제1항 제2호). 3,000만원이면 13만 5,000원+5,000원이에요.
- 지급명령 인지대: 소장 인지액의 10분의 1(같은 법 제7조 제2항).
- 중재 관리요금: 5,000만원 이하 2%(최저 10만원), 5,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는 100만원+초과액×1.5%(국내중재규칙 요금표).
- 중재인 수당: 신청금액 1억원 이하는 70만~130만원 사이에서 사무국이 사건 성격·금액·소요 시간을 보고 정해요.

법원 쪽은 송달료가, 중재 쪽은 증인·감정·통역 같은 경비가 따로 붙어요. 변호사 보수는 양쪽 모두 별도예요.
그럼 중재가 무조건 비싼 건가요?
첫 비용은 중재가 크지만, 단심이라는 점을 같이 봐야 해요. 소송은 1심 판결에 거래처가 항소하면 항소심 인지대와 시간이 더 들어요. 중재판정은 항소가 없고, 취소의 소도 정해진 사유로만 판정 정본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낼 수 있어요(중재법 제36조).
거래처가 다툴 게 확실하고 금액이 큰 사건일수록 중재의 단심 구조가 유리해질 수 있어요. 반대로 다툼 없는 소액 미수금이라면 지급명령이 훨씬 가볍습니다.
중재는 얼마나 걸리나요? ⏰
신청금액 1억원 이하면 신속절차라서, 중재판정부 구성 통지를 받은 날부터 100일 이내에 판정해야 해요. 국내중재규칙 제45조가 1억원 이하 사건이나 당사자가 합의한 사건에 신속절차를 적용합니다.
신속절차는 이렇게 단순해져요.
- 중재인 1명: 당사자 간 다른 합의가 없으면 단독중재인이고 사무국이 직접 선정해요(제47조).
- 기일 1회: 1회의 심리기일로 심리를 마치도록 해요(제48조).
- 100일 판정: 중재판정부 구성 통지일부터 100일 이내 판정(제49조).

100일은 신청일부터가 아니에요. 그 앞에 거래처의 답변서 제출 기간 30일(제15조)과 중재인 선정 기간이 붙어요. 💡 청구를 쪼개서 1억원 이하로 맞추는 것은 금지돼요(제45조 단서).
중재판정을 받으면 바로 통장을 압류할 수 있나요? 🏦
아니요. 중재판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지만, 압류하려면 법원의 집행결정을 따로 받아야 해요. 중재법 제35조가 효력을, 제37조 제2항이 집행결정을 정합니다.
2016년 개정 전에는 집행판결이라는 소송을 거쳐야 했어요. 지금은 결정 절차라 더 가볍지만, 그래도 한 단계가 남아 있어요.
- 신청 서류: 중재판정의 정본이나 사본을 내요(제37조 제3항).
- 심리 방식: 법원은 변론이나 당사자 양쪽이 참여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정해 거래처에 알려요(제37조 제4항).
- 불복: 집행결정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지만, 즉시항고가 있어도 집행정지 효력은 원칙적으로 없어요(제37조 제6항·제7항).
집행결정을 받은 뒤의 압류·추심 순서는 강제집행 절차에서 집행권원별로 정리해 두었어요.
중재 중에 거래처가 재산을 빼돌리면요?
중재합의가 있어도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어요. 중재법 제10조는 중재절차 전이나 진행 중에 법원에 보전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중재가 100일이라도 판정과 집행결정 사이에 거래처 통장이 비어 버리면 소용없어요. 조짐이 보이면 가압류 신청 방법부터 확인하세요.
중재 신청 전에 무엇을 챙겨야 하나요? ✅
중재합의 문서, 대금 증빙, 독촉 기록 세 묶음이에요. 중재도 결국 증거로 판단하는 절차라서, 법원 소송 준비와 다르지 않아요.
- 중재합의 문서: 계약서 중재조항, 조항이 담긴 이메일·약관. 선택적 조항이면 상대가 중재에 응할지부터 확인해요.
- 대금 증빙: 계약서·발주서, 세금계산서, 거래명세서, 납품 확인 자료. 세금계산서 한 장만으로 부족한 이유는 물품대금청구소송 증거 3종과 같아요.
- 독촉 기록: 청구서 발송일, 연체 안내, 내용증명. 언제 얼마를 청구했는지가 지연손해금 계산의 출발점이에요.
청구서를 보낸 날과 연체 안내가 나간 날이 한곳에 남아 있으면 이 묶음을 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요. 청구서 발송부터 연체 안내까지 기록이 쌓이는 청구 관리 도구를 쓰는 사업자도 많아요.
앞으로 계약서에는 어떻게 써야 하나요? ✍️
「중재로만」 해결할지, 「법원으로만」 해결할지 하나로 정하는 게 미수금 회수에는 가장 깔끔해요. 애매한 선택적 조항은 막상 분쟁이 생기면 「어디로 가야 하나」부터 다투게 만듭니다.
이렇게 고르면 쉬워요.
- 거래처가 대금을 잘 다투지 않는 반복 납품 → 법원 관할 조항이 나아요. 지급명령이라는 싼 길이 열려 있습니다.
- 하자·성능 다툼이 잦은 설비·공사·개발 용역 → 전속적 중재조항을 검토해요. 단심이고 해당 분야 전문가가 중재인이 될 수 있어요.
- 이미 쓴 계약서가 선택적 조항 → 분쟁이 생긴 뒤 중재로 갈지 서면으로 다시 합의해 두면 혼선이 줄어요.
정리하면
계약서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조항이 보일 때는 이 순서로 판단하세요.
- 조항 유형부터 확인하세요. 「중재로만」이면 전속적, 「중재 또는 소송」이면 선택적이에요.
- 전속적 조항이면 소송은 각하될 수 있어요. 거래처가 첫 변론 전 항변하면 끝이에요.
- 다툼 없는 미수금이면 지급명령을 먼저 검토하세요. 이의가 들어오면 그때 중재로 방향을 틀 수 있어요.
- 중재는 1억원 이하 100일 판정, 3,000만원 기준 130만~190만원이에요.
- 판정 뒤에는 집행결정, 그 전에도 가압류는 법원에서 가능해요.
조항 해석이 애매하거나 금액이 크면 중재 신청 전에 변호사와 조항부터 확인하세요. 떼인 돈을 받는 전체 흐름은 떼인 돈 받는 법: 미수금 회수 5단계에서 다시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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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 중재법 제3조·제8조(중재합의의 방식)·제9조(중재합의와 법원에의 제소)·제10조(중재합의와 법원의 보전처분)·제17조 (2025. 10. 1. 시행본)
- 국가법령정보센터 — 중재법 제35조(중재판정의 효력)·제36조(중재판정 취소의 소)·제37조(중재판정의 승인과 집행)·제38조(국내 중재판정)
- 대한상사중재원 — 국내중재규칙(2025. 3. 1. 시행) 제15조·제45조~제49조·제52조~제55조 및 요금표(별표)
- 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다42166 판결 — 선택적 중재조항의 중재합의로서의 효력
-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다12452 판결 — 선택적 중재조항과 본안 답변서 제출 전 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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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소장)·제7조(지급명령신청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