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소송을 냈더니 법원이 이행권고결정을 보내 줬습니다. 2주만 조용히 지나가면 끝이겠구나 싶었는데, 열흘째 되는 날 법원에서 다시 연락이 옵니다. 채무자가 이의를 냈다고요.
당황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부터는 성격이 달라져요. 서면으로 끝나던 절차가 재판이 됩니다. 그리고 준비할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 이의가 들어오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요
가장 먼저 알아 둘 것은 따로 소를 제기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4 제3항은 “법원은 제1항에 따른 이의신청이 있을 때에는 지체 없이 변론기일을 지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낸 소가 그대로 재판으로 굴러가는 구조예요.
지급명령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여기입니다. 지급명령은 이의가 들어오면 인지를 보정하고 소송으로 이행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소액소송은 처음부터 소를 낸 것이라 추가로 낼 돈도 절차도 없습니다. 두 절차의 비용과 시간 차이는 소액소송 vs 지급명령에 표로 정리해 두었어요.
문제는 속도입니다. “지체 없이”라는 표현대로 기일이 빨리 잡히는데, 그 사이에 증거를 모아야 합니다.
⚠️ 이의서가 백지여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채무자가 이의신청서에 이유를 하나도 안 적고 “이의합니다” 한 줄만 써서 내는 경우가 있어요. 이걸 보고 “다툴 게 없나 보다”라고 생각하면 위험합니다.
제5조의4 제5항이 이렇게 정하고 있거든요.
피고가 이의신청을 하였을 때에는 원고가 주장한 사실을 다툰 것으로 본다.
즉 이의신청서 자체가 우리 주장 전부에 대한 부인으로 취급됩니다. 자백간주가 되지 않으니, 물품을 납품했다는 사실도 대금이 얼마라는 사실도 전부 우리가 증명해야 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붙습니다. 제9조 제1항은 법원이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경우 변론 없이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요. 서류가 부실하면 기일에 가서 설명할 기회조차 없이 끝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결정문의 운명은 네 갈래입니다
받아 둔 이행권고결정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야 전략이 섭니다.

제5조의7 제1항은 세 가지 경우에 이행권고결정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정합니다.
- 2주 기간 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한 경우
- 이의신청에 대한 각하결정이 확정된 경우
- 이의신청이 취하된 경우
그리고 제3항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행권고결정은 제1심 법원에서 판결이 선고되면 그 효력을 잃는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소송으로 끝까지 가서 이기면 판결문을 받게 되고, 그때부터는 이행권고결정이 아니라 판결문으로 집행합니다. 결정문 정본을 들고 있어도 소용이 없어요.
🤝 세 번째 줄이 협상의 자리입니다
위 세 가지 중 3번을 다시 보세요. 이의신청이 취하되면 이행권고결정이 그대로 살아납니다.
그리고 제5조의4 제4항은 “이의신청을 한 피고는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이의신청을 취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요. 기간이 꽤 넉넉합니다.
이게 채권자에게 왜 중요할까요.
| 가는 길 | 걸리는 시간 | 결과물 | 집행문 |
|---|---|---|---|
| 채무자가 이의 취하 | 합의하는 즉시 | 이행권고결정 확정 | 불요 (제5조의8 제1항) |
| 소송으로 끝까지 | 기일 지정부터 수 개월 | 판결문 | 필요 |
이의 취하로 끝내면 몇 달을 아낍니다. 게다가 이행권고결정에 따른 강제집행은 집행문을 부여받을 필요 없이 결정서 정본으로 하므로(제5조의8 제1항), 집행 단계도 한결 간단해요.
그래서 이의가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소송 준비가 아니라 채무자에게 전화하는 것일 때가 많습니다. 이의를 낸 이유가 “금액이 좀 많다”거나 “일시에 못 준다” 정도라면, 분할 변제 합의를 하고 이의를 취하시키는 편이 양쪽 모두에게 낫거든요.
📋 첫 기일에 다 들고 가야 합니다
소액사건은 되도록 한 번의 변론기일로 심리를 마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음 기일에 내겠다”는 계획이 통하지 않을 수 있어요.

증거는 네 갈래로 나눠 챙기면 빠짐이 없습니다.
| 무엇을 증명하나 | 서류 |
|---|---|
| 거래가 있었다 | 계약서·발주서·거래명세서·세금계산서 |
| 우리는 이행했다 | 인수증·검수확인서·완료 사진·배송 기록 |
| 상대가 인정했다 | 문자·이메일·통화 녹취·일부 입금 내역 |
| 청구했는데 안 줬다 | 내용증명·독촉 이력·잔액 계산서 |
세 번째 줄이 특히 강력합니다. 채무자가 “그런 거래 없었다”고 나오더라도,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문자 한 통이 있으면 다툼이 정리되거든요. 일부라도 입금한 기록이 있으면 더 확실하고요.
증거조사 방식에도 특칙이 있습니다. 판사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제10조 제1항),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증인이나 감정인에게 신문을 갈음하여 서면을 제출하게 할 수 있습니다(제3항). 멀리 있는 관계자를 부르기 어렵다면 서면 제출을 요청해 볼 수 있어요.
🧭 순서대로 움직이세요

1단계, 이의 사유부터 확인합니다. 금액을 다투는 것과 거래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싸움이에요. 이의신청서를 열람해 무엇을 다투는지 보고 시작합니다.
2단계, 증거를 모읍니다. 이의서에 이유가 없어도 입증 책임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위 네 갈래 표대로 챙기세요.
3단계, 취하 협상을 시도합니다. 분할 변제나 일부 감액으로 정리될 사안이라면 여기서 끝내는 게 가장 빠릅니다.
4단계, 첫 기일을 마지막 기일이라 생각하고 준비합니다. 서류는 기일 전에 미리 제출해 두는 편이 좋아요. 판사가 기록을 미리 볼 수 있어야 한 번에 정리됩니다.
승소해서 판결을 받았다면 그다음은 실제 회수입니다. 채무자 예금이나 매출채권을 겨냥하는 절차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신청서 작성부터 비용까지 정리해 두었어요. 지급명령 쪽에서 이의를 받은 경우의 대응은 지급명령 이의신청 후 절차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이의신청서를 볼 수 있나요? 법원에서 사건기록 열람·복사를 신청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다투는지 알아야 대응이 되니 먼저 확인하세요.
Q. 채무자가 2주가 지난 뒤에 이의했다면요? 불변기간이라 원칙적으로 각하 대상입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추후보완 신청이 가능하므로 자동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Q. 변론기일에 꼭 직접 가야 하나요? 소액사건은 배우자·직계혈족·형제자매가 법원 허가 없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습니다(제8조). 신분관계와 수권관계를 서면으로 증명하면 됩니다.
Q. 판결문에는 이유가 안 적혀 있던데요? 소액사건 판결서는 이유를 적지 않을 수 있습니다(제11조의2 제3항). 다만 청구 일부를 기각하는 등 일정한 경우에는 판단 요지를 기재하도록 노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Q. 이행권고결정으로 이미 압류를 걸어 뒀다면요? 이의가 들어왔다고 이미 한 집행이 자동으로 풀리지는 않지만, 사건 진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액이 크다면 변호사와 확인하세요.
Q. 소송으로 가면 비용이 더 드나요? 소액소송은 처음부터 소를 제기한 것이라 이의로 인한 추가 인지는 없습니다. 다만 기일 진행에 따른 송달료가 더 들 수 있습니다.
출처
-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4 (2주 불변기간·지체 없는 변론기일 지정·이의 취하·다툰 것으로 봄)
-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5 (이의신청의 각하와 즉시항고)
-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 3사유·판결 선고 시 실효)
-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8 (집행문 없이 정본으로 집행)
- 소액사건심판법 제8조·제9조·제10조·제11조의2 (소송대리·변론 없는 기각·증거조사 특칙·판결 특례)
법령은 개정될 수 있고, 개별 사건의 판단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일이 잡혔다면 시간이 촉박하니 변호사와 함께 확인하세요.
💡 재판에서 이기는 건 결국 기록입니다
이의가 들어왔을 때 승부를 가르는 건 말이 아니라 서류예요. 언제 얼마를 청구했고 몇 번 독촉했는지, 상대가 뭐라고 답했는지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청구서 발송·입금 확인·미수 리마인드·회수를 한 흐름으로 굴리는 청구스를 쓰면 그 기록이 자동으로 쌓이고, 도입 기업은 평균 1개월 이상 연체가 84.3%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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